우리는 '명상'하면 대부분 조용한 곳에 앉아서 눈을 감고 생각을 비워내느라 애쓰는 장면이 떠오르곤 한다. 하지만 일상 속 매일 하는 행동을 하면서 명상 상태에 돌입하는 것이 가능하다면? 정적인 것을 지루해하며 참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는 희소식일 것이다.
명상의 정의
명상의 정의를 구글링 해보면 참 다양한 정의를 발견할 수 있다. 어떤 집단지성을 모으는 유명한 사이트에서는 '조용히 눈을 감고 차분한 상태를 유지하면서 어떤 생각도 하지 않는다'라는 등의 정의도 볼 수가 있는데, 이것은 정확한 명상의 의미가 아니다.
명상을 글자 하나하나 그대로 해석하자면, 명(冥)은 '어둡다' '고요하다' '그윽하다'라는 뜻이며, 상(想)은 '알아차리다' '생각하다'는 뜻이다. 명은 마음의 고요함으로 해석할 수 있으며 상은 내적 통찰로 해석한다. 고요한 마음속에서 정서적인 안정감, 그리고 내적 통찰을 위해 내면을 관찰하는 지혜의 뜻을 가진 명상. 이 둘이 균형 있게 함께 가기 위한 가장 수월한 방법이 바로 우리가 일반적으로 아는 고요한 곳에서 눈을 감고 차분하게 내면을 관찰하는 명상의 방법이다. 하지만 이런 방법이 아니어도 우리는 특정한 대상에 주의 집중함으로서 일상 속에서 명상이 가능하다.
걷기와 호흡, 그리고 요리와 공통점
우리 모두 걷기명상, 호흡명상은 들어봤을 것이다. 특정한 대상에 주의 집중하여 명상하는 것을 집중 명상이라고 하는데 우리가 한걸음 한걸음 걷는 과정 속에서 발과 다리의 느낌, 걷는 속도, 바닥과의 마찰 소리 등 걸음이라는 행동에 온 집중을 해서 마음을 고요하게 할 수 있다. 이런 집중하는 과정 속에 있는 그대로를 보는 관점을 통해 본질을 발견하거나 나의 마음의 변화의 관찰을 하는 등의 통찰명상까지도 가능하다.
비슷한 맥락으로 요리하는 과정 속에서 우리는 무수한 대상을 관찰할 수 있다. 재료, 요리 도구, 주방 안에서 나의 움직임, 물이 끓기까지의 시간, 매번 사용하는 행주의 촉감 등 주의 집중할 수 있는 대상들이 참 많다. 평소에는 단지 배고픔을 채우기 위해 맛있는 음식을 만들기 위함의 목적으로만 요리를 했다면 시간적 여유가 있을 때마다 요리 명상을 시도해보자.
파스타 요리 명상법
간단한 레시피 중 파스타 요리 명상법으로 예시를 들어보려고 한다.
파스타 요리법은 간단하게 말하자면 이러하다. 소금을 넣은 물을 끓이고 끓는 물에 파스타 면을 넣어 알덴테로 삶고, 삶아진 면을 채에 받쳐서 물기를 뺀 후 올리브 오일과 소금, 후추로 면에 간을 한다. 간을 한 면에다가 토마토소스, 잘게 자른 바질을 넣고 골고루 섞는다.
파스타 요리 명상에 들어가기에 앞서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깊은 호흡을 두세 번 크게 들이쉰 후에 열린 마음과 밝은 미소와 함께 요리 명상을 시작한다.
첫 번째, 모든 재료를 준비해두고 모양과 신선도를 새로운 시각으로 하나씩 살펴본다. 우리는 평소에 수납장이나 냉장고에 있는 재료를 꺼내서 넣기에 바쁘다. 이번에는 소금, 스파게티 면, 올리브 오일, 후추, 토마토소스, 바질을 한꺼번에 늘어놓고 하나하나 살펴본다. 모두 늘어놓을 공간이 없다면 재료를 그때그때 사용할 때만큼이라도 집중해서 재료를 관찰한다. 소금의 알갱이와 색깔, 스파게티 면의 냄새와 모양새, 올리브 오일의 투명도와 패키지에 쓰여있는 글, 후추통을 흔들 때의 소리, 토마토소스의 질감, 그리고 바질의 향과 모양 등 각 재료를 처음 본 사람처럼 관찰해본다.
두 번째, 요리 과정 중 내가 하는 모든 행동을 관찰한다. 소금을 꼬집었을 때의 나의 손가락, 물을 끓기 위해 냄비를 집어 들려고 하는 나의 팔과 손, 면에 간을 하기 위해 올리브 오일의 양을 적당히 조절하고 있는 나의 눈의 움직임 등 하나하나 제3자의 눈으로 관찰해본다. 나의 행동을 관찰하게 되면 요리하고 있는 나와 요리를 하고 있는 나를 관찰하고 있는 나의 분리를 느낄 수 있는데 이를 통해 다양한 통찰을 얻게 된다. 예를 들면, 이제 내가 내 자신의 행동과 감정 등을 긍정적으로 컨트롤할 수 있겠다는 개념을 깨닫고 주체성에 힘을 얻게 되기도 한다.
세 번째, 완성된 요리 역시 관찰하고 맛을 볼 때 여유 있게 음미한다. 요리가 완성되었다고 명상이 끝난 게 아니다. 미각 하는 것 역시 명상이다. 식욕이 올라오면서 후다닥 먹던 습관은 잠시 잠재우고, 눈앞에 완성된 요리를 처음 본 요리처럼 색깔, 모양, 냄새, 촉감, 소리 등을 관찰해본다. 관찰 중에 입안에 침이 고인다면 이 역시 침이 고이고 있구나 하며 바라본다. 면 하나를 들어 올리고 그 면을 입으로 가져가고 있는 팔의 움직임도 느낀다. 면 하나가 입안에 들어오기 위해 입을 벌리고 면의 처음부터 끝까지 어떻게 입안으로 들어오는 지를 촉감과 미각, 후각 등 오감으로 느껴본다. 씹을 때도 치아와 혀의 움직임을 세밀하게 느껴본다. 아까 하나씩 관찰하던 재료들이 조화를 이루어서 이렇게 멋진 감각을 선사할 수 있다니 하며 감동을 받아도 좋다. 모든 행동과 오감을 관찰하며 생기는 기분과 감정을 다채롭게 오롯이 느낀다.
자, 어떠한가. 우리는 이제 방 안에서 조용히 명상하는 시간 외에도 파스타 요리 하나로도 주의 집중하여 명상의 상태로 충분히 들어갈 수 있게 됐다. 이런 과정이 익숙해지면 이제 파스타뿐만 아니라 다양한 요리로도, 혹은 요리뿐만 아니라 다양한 일상 속 행동으로도 우리는 명상을 습관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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